2022년 한국에 갔을 때 치질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부위가 봉합된 곳에서 여러 차례 터지는 일이 반복되었고, 결국 약 5개월 동안 병상에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그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힘든 시련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가르쳐 주신 은혜를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칼럼을 적어 두었지만, 주보에 싣는 것을 잊어버린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근 우연히 그 글을 다시 발견했는데 읽어 보니, 하나님께서 그때 제게 주셨던 은혜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에 고스란히 남아 있음을 고백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글을 조금 다듬어 이번 주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생명의 삶>에서 야고보서 1장을 공부할 때, 시련에 대한 강의가 있습니다. 그 강의 내용은 시험과 시련을 당할 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여기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시련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시련을 믿음으로 참고 인내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성숙한 사람으로 빚어가시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이 말씀을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제 삶 속에서 몸으로 배우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통증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불편함이 가장 큰 시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들었던 것은 육체의 아픔보다 제 마음을 무너뜨리려는 영적인 공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체력은 바닥이 나고 마음도 약해졌습니다. 통증이 시작되면 “이 고통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 밀려왔고, 또다시 상처가 터질까 하는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만일 다시 피가 쏟아지면 지금까지의 모든 회복 과정이 물거품이 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때 당시 저를 짓눌렀습니다.

그때 악한 영은 끊임없이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네가 섬기는 하나님이 정말 너를 사랑하신다면 이런 고통을 허락하셨겠느냐?”, “왜 다섯 번씩이나 같은 일을 반복하게 하셨겠느냐?”, “네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하나님을 의심하게 만들고, 하나님이 나를 괴롭게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심어 주려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저를 그 조롱 속에 홀로 두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때까지 제 삶 가운데 함께하셨던 은혜를 하나하나 기억나게 하셨고, 겪고 있는 고난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저를 사랑하시며, 그 상황까지도 선하게 사용하고 계신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지만, 다음에는 이것보다 더 큰 시련이 온다면 이번에 찬양한 것이 오히려 더 부끄럽게 되지는 않을까?” 그때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에 분명한 감동을 주셨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네 삶의 주인 자리를 내려놓고 내가 주인임을 인정하며 오늘 나를 신뢰하면 된다. 그때에도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그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 제 마음은 먹먹해졌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말씀 앞에서 저는 다시 한번 고백했습니다. 내 생명도, 내 삶도 모두 하나님의 손안에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말씀을 지식으로 아는 것과 삶으로 배우는 것은 다릅니다. 지식은 이해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삶으로 배우는 과정에는 고통과 인내가 따릅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며 말씀은 머리가 아니라 삶에 깊이 새겨집니다. 욥은 시련을 지나며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님에 대하여는 귀로만 들었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욥기 42:5)

저 역시 그 시간을 지나며 하나님을 이전보다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삶의 여러 어려움 가운데 계신 성도님들이 계실 것입니다. 혹시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지나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침묵하고 계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의 삶을 붙드시고, 그 시간을 통해 우리를 더욱 성숙한 믿음의 사람으로 빚어가고 계십니다. 우리 성도님들도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 하루를 걸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