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시는 하나님 (2)- 이주희 목자 (구자랏 목장)

그렇게 기도하면서 일을 구하고 있었는데 찬이 목자님이 bursary를 신청해보라고 권유해 주셨습니다. 근데 사실 국제 학생이 bursary를 받는 게 쉽지 않아서 전에 여러 번 신청해 봤지만, 항상 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안될 거 같아서 아예 신청을 안 하려고 했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며 신청해보라고 하셔서 그냥 당연히 안 되겠지 하며 신청했습니다. 삼 주 후 놀랍게 받을 수 있는 가장 많은 금액의 bursary가 승인이 나서 제가 걱정하고 있던 한 학기 4개월의 월세 전체가 다 채워졌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가장 쉬운 방법인 한국에서 하던 풀타임 일보다 훨씬 쉽게 돈을 채워 주셨습니다. 이건 정말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갑자기 과외가 하나가 더 잡히고 학교 스타벅스에서 일도 할 수 있게 되어서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먹고 마실 것을 걱정하는 저에게 다 채워 주셨습니다. 목장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와 거기서 지낼 수 있는 재정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다 채워 주시는 것을 경험하며 아, 하나님이 나의 결정과 기도를 좋게 보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재정적으로 목자가 되는 걸 준비시키시면서 하나님은 저를 영적으로도 준비시켜 주셨습니다. 저희 목장은 제가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 윤정언니가 워털루에 있는 목원들과 오프라인 목장, 한국에 있는 목원들과 온라인 목장, 이렇게 두 개의 목장을 섬겨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면서 가장 많이 걱정했던 게 두 목장의 융합이었습니다. 제가 낯을 가린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으시겠지만 제가 생각보다 혼자 낯을 많이 가려서 다른 목원들이랑 친해지는 게 저에겐 아주 큰 숙제였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오자마자 목원들이랑 친해지려고 나름 엄청 노력을 했습니다. 거의 매일 목원들을 만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희 목원들은 제가 캐나다로 돌아올 때부터 제가 목자가 될 걸 같이 준비하고 있었어서 감사하게 다들 처음부터 목자로 대해주고 목장 분위기를 잡고 서로 친해지는데 모두가 힘써주었습니다. 그러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 목장 안에서 있었고 사단은 급격하게 친해지고 한 공동체가 되어가는 저희 목장을 계속 괴롭혔습니다.

한번은 윤정언니한테 “언니, 저희 요즘 목장 분위기 불안할 정도로 너무 좋아요”라고 하자 언니도 안 그래도 너무 좋아서 불안하다며 이럴 땔 조심 해야 한다고 나눴습니다. 근데 이 말을 하기가 무섭게 3시간 만에 사단은 저희 목장 VIP들을 한 명씩 건드렸고 예상치 못한 영적 전쟁에 저는 삼 주간 거의 매일 울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날도 목원들을 위해 속상해하며 울고 있는데 아빠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울고 있으니 당황하면서 왜 우냐고 물어보셔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는데 아빠가 해준 말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저의 마음이 예수님이 우리를 보시는 마음이고 제가 지금 흘리는 눈물이 영혼들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라면 더 흘려도 된다고. 예수님 또한 땀이 핏방울이 되기까지 기도하셨으니 우리 또한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한 값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기도하면서 저희 목원들을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마 눈물로 기도하는 시간들이 없었다면 목원들을 지금의 마음처럼 사랑할 수 없었을 거 같습니다. 사실 목자가 돼서는 힘든 점들은 많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목원들이 목장을 너무 좋아해 주어서 하나님께 그리고 저희 목원들, 제니, 민정, 준영, 다은, 승찬이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또 목자를 시작하고도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번 학기에 살 집이 필요했는데 제가 집을 찾는다고 올리자마자 바로 누가 연락을 줘서 2월에 미리 너무 좋은 집을 더 싼 가격에 계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난 텀에 살던 집은 거실이 작아서 모임을 하기에 좁은 느낌이 조금 있었는데 지금 이사한 집은 더 넓어서 거실에서 더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장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정말 기가 막히게 준비를 계속해주시는 거 같아요..

또한 다니엘 금식기도 간증에서도 짧게 나눴다시피 제가 이번에 졸업을 하게 되면서 Post Graduate Work Permit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까지는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게 되어서 다시 한번 재정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당장 다음 달 생활비가 없게 되어서 다니엘 금식 기간동안 다음 달 월세를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1월부터 사실 마태복음 6장 31~34절 말씀을 붙잡으면서 돈이 없다고 엄청 큰 근심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갑자기 일이 없어졌는데도 사실 엄청 걱정되기보단 갑자기 이렇게 일을 다른 방향으로 트신 이유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곳이 어디일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5월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너무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고 기도하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바로 어떤 학생으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과외를 하려고 많은 과외 사이트에 제 프로필을 올려놨는데 그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준 거 같더라고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사회학 전공 대학생인데 과외를 부탁했습니다. 과외를 부탁해서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학생이 제시해준 과외비가 딱 다음 달 월세더라구요. 그래서 아! 하나님이 또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으로 또 채워주시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학생이 감사하게 과외를 계속 요청해서 5월에 당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생활비는 채워주실 거 같습니다.

저는 이런 채우심과 예비하심이 돌이켜보면 항상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정말 이렇게 5년 학비를 내고 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일하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 같습니다. 대학교 입학 전부터 저는 당연히 학비 때문에 중간에 한번은 휴학하게 될 줄 알았는데 어찌저찌 학비를 내며 한 번도 휴학하지 않고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있는 시간 동안에도 풀타임 일과 과외를 허락하셔서 한 번도 부족했던 적 없는 일 년 반을 보내고 매 학기 학비도 반 이상씩 제가 채울 수 있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하나님이 지난 4개월만큼 바로바로 정말 제가 매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하지 않게 해주셨던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항상 기도하고 기도해서 마지막에 채워 주셨는데.. 목자로 서고부터는 제가 달라고 하기도 전에 채워주고 계시는 거 같습니다. 아마 이런 먹고 입을 것들을 놓고 고민할 시간에 목장을 위해 기도하라고 계속 채워 주신다고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일하심을 통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를 향한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아들을 죽이시고 죽음도, 생명도, 사단도, 천사도, 미래의 일도, 현재의 일도, 과거의 일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음이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아직 목자로 섬기기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돼서.. 다른 목자분들 간증보다 말씀드릴 내용이 많지는 않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하나님은 저를 너무 사랑하셔서 제가 넘어져도 실패해도, 제가 하나님을 잊어도 여전히 제 필요를 채우시고 저의 길을 예비해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제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기 시작하니 정말 제가 구하기 전에 채우시는 능력의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제가 살면서 무엇을 먹을지 마실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또한 제가 경험한 미리 준비해주시는 여호와 이레되신 하나님이 여러분 삶 속에서도 일하심을 느낄 수 있길 소망하고 그런 채우시는 하나님 안에 있을 때 더욱더 풍성해지고 예수님 때문에 행복한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