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전복적인 안식일

예배에 관한 설교를 지난 1월부터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8일 설교에서 7일 주기로 구성된 일상의 삶에서 하루를 떼어내 주일 예배에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신의 일을 멈추고 그날에 모여 예배하는 것 자체가 신앙고백으로 드려지는 것으로 우리의 신앙에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가사원 홈페이지에 최영기 목사님이 한주간을 떼어내 쉼을 가지는 것에 대한 유익함을 설명해주는 글이 있어서 편집하여 주보에 싣습니다.  

AJ Swoboda라는 분이 그의 책 [Subversive Sabbath(체제전복적인 안식일)]에서 말하길 하나님께서 10계명을 주셨는데, 오늘날 다른 아홉 개는 지키면서, 제4 계명, “안식일을 지키라.”만은 안 지킨다고 한탄을 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문제, 가정의 문제, 사회 문제, 환경 파괴 문제가 근본적으로 안식일을 지키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6일간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것은, 6일 일하고 하루 쉬는, 인간이 살아야 할 삶의 리듬을 보여주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6일 일하고 하루 쉬는 리듬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즐기며 쉬라고 주신 안식일을, 유대인들은 쉬는 날이 아니라 일하지 않는 날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아주기 위하여,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심으로, 안식일은 선한 일을 하는 날이라는 것을 보여주셨고(마태 12:12), 인간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안식일이 인간을 위해 있다고 가르치기도 하셨습니다(막 2:27).

쉰다는 것은 6일 동안 몰두하던 직업 활동을 멈추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할 때에는 쉼 없이 일했습니다. 이러한 백성들을 해방시켜 창조의 질서를 따라 1주일에 하루 쉬라고 안식일을 정해 축복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안식일을 형식적으로 지키거나, 억압의 날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결과로 이스라엘 나라는 멸망했고, 백성들은 바빌론에서 70년 간의 포로 생활을 했으며,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서 버려진 땅은 약 500년 동안 못 지킨 안식년을 70년에 걸쳐 한꺼번에 지킨 결과를 가져왔습니다(레 26:43).

저자와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정한 성수주일이 직업 활동을 멈추고 하나님이 주신 복을 즐기는 것이라면, 지나치게 많은 모임과 사역을 주일에 몰아서 피곤한 날로 만드는 것은 교인들이 성수주일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인들이 즐겁게 예배 드리고, 기쁨으로 교회를 섬긴 후, 가족들과 더불어 지내는 쉼의 시간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건 상 주일에 쉴 수 없는 성도들은 안식일을 나누어 지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일에는 예배 드리고 봉사 활동만 하고, 주중에 하루를 지정하여 가족과 더불어 쉬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가정교회에서는 주일 저녁에 자녀들과 더불어 가족 목장 모임을 갖는 것이 성수주일 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녀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고, 둘러 앉아서 찬양하고, 부모와 자녀가 속 깊은 나눔의 시간을 갖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에게는 주일이 ‘안식일’이 될 수 없습니다. 성도들은 주일 예배와 봉사 활동이 쉼이 되지만, 목회가 ‘직업’인 목사에게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목사는 주중에 하루를 지정하여 안식일로 지켜야 합니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안식일을 못 지키는 이유는 돈과 직장이 우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목사들이 안식일을 못 지키는 이유는 자신이 쉬면 교회가 안 돌아가고 사역이 멈추리라는 교만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상숭배와 교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안식일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