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시는 하나님 (1)- 이주희 목자 (구자랏 목장)

안녕하세요. 구자랏 목장 신임 목자 이주희입니다. 오늘 제가 목자를 하게 된 계기 그리고 그 가운데서 느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려고 하는데 간증 설교를 처음 해봐서 너무 떨리지만,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워털루에 와서 우리 교회 목장 시스템을 듣고 신입생 때 혼자 했던 다짐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제 청소년기를 보냈던 인도 이름으로 워털루를 떠나기 전에 목장을 하나 개척하자 그리고 목자로서 한 번은 섬기고 워털루를 떠나자 입니다. 하하, 되게 철이 없었죠? 그때는 사실 목장을 그냥 “셀 모임” 정도로 생각했어서 그렇게 가볍게 다짐을 했던 거 같아요. 그런 다짐을 하고 2학년 말까지 사실 그 다짐을 잊고 살며 파푸아 목장에서 그리고 어린이부에서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어린이부 인연으로 만난 윤정언니가 어린이부를 내려놓고 목장을 개척하는데 파송 목원으로 같이 목장을 세워가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하셔서 갑자기 제가 신입생 때 했던 다짐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저는 제가 한 생각과 기도를 잊어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그때 그 다짐을 기억나게 해주심 또한 인도하심이라 생각하고 예스를 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윤정언니는 각자 VIP 한 명씩 놓고 기도하며 둘이 목장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목장 모임은 둘이 모여서 밥을 먹고 언니랑 저 두 명뿐이고 워낙 자주 만나다 보니 막상 모임 시간이 음식을 만들고 먹는 시간보다 적었습니다. 그래도 매주 모여서 나눔을 하고 어떻게 VIP들을 교회에 데리고 올지 고민하며 기도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저희 목장의 유일한 목원이자 부목자, 예비 목자였습니다. 그렇게 두세 달이 지나고 드디어 저희 말고 한 명의 목원이 더 들어왔습니다. 원래는 저희가 기도하고 있던 두 명이 다 한 번에 와서 4명이서 하고 싶었지만 한 명이 오면 한 명이 가는 그런 목장을 했습니다. 원래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서 실망했지만, 그 가운데도 하나님의 일하심이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한 명씩 왔기 때문에 언니랑 제가 목원 한 명 한 명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서 윤정언니를 제외하고 저를 포함한 모든 목원들이 한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4개월만 한국에 있다가 올 계획이었는데 그게 일 년 반이 되면서 그저 목원으로서 목장에 참여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단지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했었던 윤정언니의 결혼식이 다가오면서 저희 목장은 목자를 떠나보낼 준비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목자가 없으면 목장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목장을 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윤정언니와 고민하던 찰나에 목사님께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 언제 들어올 계획인지 물어보셨습니다. 그때는 사실 돌아올 계획이 없었어서 목사님께 “어.. 아마 윤정언니 결혼식 전에는 가지 않을까요?”라고만 말씀드렸는데 목사님께서 다음 목자가 정해져야 하고 목자가 서지 않으면 목장이 사라지니 목자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일단 “기도해보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자 목사님께서 “웬만하면 12월에 오는 걸로 하자~”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저는 전화를 받자마자 돌아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목장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내가 이 목장을 언니랑 개척했을 때 2년 만에 없어지라고 개척한 게 아닌데 싶으면서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개척교회 목사님이신 아빠는 “목사님이 너한테까지 그렇게 전화를 하신 거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셔서 전화를 하셨겠니.. 내 마음이 다 아프다..” 라며 목자를 하기 위해서라면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예비 목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캐나다에 일 년 반 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 돌아오는 것 또한 사실 재정적인 부담감이 커서 미루고 있던 거라서 선뜻 집을 찾고 비행기표를 사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목자를 하기 위해 캐나다로 돌아오면서 기도한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일단 목장을 할 수 있는 집이 필요했고 생활비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차가 없어서 목원들에게 라이드를 해줄 수 없고 저는 저의 집이 오픈하우스처럼 목원들이 언제든지 들려서 쉬고 놀고먹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서 집이 일단 학교에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편하게 목원들이 드나들려면 룸메이트도 제가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이걸 불편해하지 않을 친구여야 했습니다.

다행히 저희 목원 중 한 명이 같이 살 수 있게 되어서 룸메이트가 확정되고 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제가 돌아오려고 했던 2022년 1월 학기가 학교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시기였기에 집값이 엄청 올라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이콘이 방 하나에 한 달에 1,300불 이상씩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방 두 개를 다 서블렛한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그 사람도 방 하나에 1,300불을 달라고 해서 그건 못 내고 가격을 조금 더 낮춰서 조정했는데 감사하게 오케이를 해주었습니다. 조정한 가격도 사실 원래 아이콘보다도 비쌌지만 그래도 그때는 편하게 쓸 수 있는 방을 구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월세에 오케이를 했던 이유는 제가 한국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팀장님이 제가 캐나다에 가도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 해서 월급이라는 믿을 구석이 있어서 계약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생활비를 대주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제가 모든 생활비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사실 월급이라는 믿을 구석이 없었다면 저 집을 계약하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하고 있던 영어 과외도 어머님들이 감사하게 제가 캐나다에 가도 계속하시겠다고 해서 그거까지 하면 생활비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맘 편히 캐나다에 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국 4일 전 팀장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10월부터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해외 근무를 승인을 못 해준다는 인사과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그 전화 한 통과 함께 저는 퇴사를 하게 되었고 다시 한번 재정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재정적인 걱정에 사로잡혀서 매일을 보냈습니다. 제가 잘렸다고 아빠께 말씀을 드리자 아빠가 “너무 걱정하지 마. 캐나다 가면 더 좋은 거 준비해주셨을지 어떻게 알아?”라고 말하셨고 엄마는 “채워주시네~ 채워주시네~“하시면서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사실 저는 부모님의 말씀이 되게 대책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활비를 채워줄 수 없으면서 저렇게 말을 한다고?’ 생각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원래 하고 있던 일보다 쉽게 한 달에 2,000불을 벌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기로 결정했고 비행기도 4일 후고 집도 계약한 상황에서 이 모든 걸 무르기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고 ‘돈이 없어 봤자 여기서 얼마나 더 없을 수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아빠 말에 속는 셈 치고 일단 캐나다에 왔습니다.

첫 달 월세는 한국에서 일해서 받은 월급으로 냈는데 내자마자 다음 달 월세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걱정을 하면서 캐나다에 들어왔는데 1월 첫째 주 목사님 설교가 오늘 본문인 마태복음 6장 31~34절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이 말씀을 듣는데 목사님이 정말 저를 저격해서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저는 정말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셔야 하고 무엇을 입어야 하고 이 모든 걸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 걱정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말씀에 나오는 모든 걸 채우시는 하나님이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사람들이 봤을 때는 제가 전혀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저에게는 무의식중에 계속 근심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에 따르면 제가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었습니다. 들밭의 꽃들과 하늘의 새들도 먹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이 제가 무엇이 필요한지 저보다 훨씬 더 이미 잘 알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냥 오늘 할 일을 오늘하고 내일의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 말씀에 아주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더라고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이 전제조건을 듣고 저는 제 기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캐나다에 온 목적은 단 하나예요. 목자를 하기 위해 왔어요. 저는 정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러 왔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책임져 주세요.”라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