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진행형인 행복의 삶  – 안관선 목자 (파푸아 목장)

안녕하세요, 제일교회 성도 여러분. 파푸아 목장에서 목자로 섬기고 있는 안관선이라고 합니다. 오늘 나눌 내용은 목사님과 지난 10주간 진행했던 행복의 삶에 대한 간증입니다.

행복의 삶. 때는 제가 아직 어린 그리스도인이었던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때마침 나이아가라서 제일교회 수련회가 열리던 날이었구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당시 더욱 소심했던 저는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예배당 구석 쪽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휴스턴 가정교회로부터 초청된 최영기 목사님이 설교 말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기억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행복해지십시오. 행복을 찾으셔야 합니다. 행복은 크리스천의 의무입니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진정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쉽고, 짧지만 강력했던 이 메세지는 저의 신앙생활의 이정표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만큼 행복의 삶 수업은 제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리고 삶에서 접하는 쾌락과 행복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어느 정도 부모님의 관점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컨대 사랑하는 자식이 행복할 때에 슬퍼할 부모는 없습니다. 반대로 사랑하는 자식이 슬퍼할 때에 행복할 부모도 없겠죠. 하나님께서도 이와 같지 않으실까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감정을 읽고 이에 따른 위로와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니까요. 제가 당시에 느꼈던 어렴풋한 기억은 “크리스천으로서 거듭나면서부터, 어느 때든 행복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해야겠다”라는 다짐이었습니다. 저의 행복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로부터 4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행복하냐고 묻거든 “네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할 법한 그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고, 실제로도 제 자신은 나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매 순간순간이 기쁨으로 충만하달 건 없었지만 나름의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던 차에 목사님께서 때마침 행복의 삶 공부를 권하셨고, 무엇보다 숙제가 없다는 말에 “안될 것 없지”라고 생각하던 저는 그렇게 행복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습니다. 매일 목사님과 감사일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대개 사람들은 행복하길 추구하지만, 바빠가는 현대사회서 행복을 결정짓는 삶의 자그마한 요소들, 그리고 이를 저해 및 방해하는 여러 속성들에 대한 고찰 자체는 조금 결여가 되어있지 않나란 생각을 해봅니다.

행복의 삶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내심 큰 기대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제껏 자각하지 못한 행복에 대한 가르침이 있을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와 반대로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되려 단순했습니다. 단순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것들 말입니다. 단순하고 당연시되는 것들은 쉽게 간과되기 마련입니다. 삶 공부를 통해 이 같은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며 행복하기 위한 여건을 상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행복의 삶은 10주간 총 10개의 단원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큰 맥락에서, 행복이란 주제를 두 가지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본인 스스로의 삶의 자세에서 오는 행복, 두 번째로 남들과의 관계,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으로 말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관점인 타인 간의 관계에서는 남을 마음으로 배려하고 섬김이 행복의 밑바탕이 되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이를테면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등, 가정, 교회, 목장을 비롯한 어느 공동체에서나 이러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사랑과 행복의 공동체로 바로 세워져 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목자 사역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음식을 잘하는 것도, 대화를 재밌게 끌어가는 것도, 리더십이 있는 편도, 성경적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남을 마음으로 섬기는 것 그뿐 이였습니다. 단지 부족하게나마 목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마음 대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던 것뿐이었습니다. 목장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 한이 생기더라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부족한 목자임에도 언제나 목장을 방문해 하나님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행복의 공동체를 일궈가는 목원들이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관점은, 본인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상처를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행복하지 못한 문제점을 다른 누구에게서가 아닌 오로지 본인으로부터 찾는 것이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졌었습니다. 다만 삶 공부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열등감, 수치심, 때때로 지우고 싶은 기억의 흔적은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다른 형태로 발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옭아매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목사님과의 나눔을 통해 치유받고, 상황적으로 나의 부족함을 아시는 하나님께 의탁함을 통해 심적으로 위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행복에 대한 자가진단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꾸준히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영위해 갈 수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사님과 감사일기를 나누기 시작할 때에, 행복의 삶과는 조금 동떨어진 주제라고 생각을 하였을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두 가지씩 감사 나눔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두 가지씩 감사한 일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얼마 안 가 목사님께서 하루에 다섯 개씩으로 감사 내용을 늘리자고 말씀하시기 전까지는요. 나름 행복하다고 자부하던 제 자신도 하루에 5개의 감사할 내용을 나누려고 생각하니 쉽사리 나눌 내용이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목사님께서 3문단씩을 쓸 때면 저는 죄송하게도 1문단 정도 분량을 쓰는데에 그쳤고, 어느 날은 그냥 귀찮음에 쉬고 넘어간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행복의 삶을 배우면서부터 알게 된 사실은 행복은 곧 감사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사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행복의 순간들을 찾아내는 안목을 주시고,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 기쁨으로 드릴 수 있는 기도로 하루를 끝마침으로써 더욱 가까워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선순환이 앞서 최영기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행복은 크리스천의 의무”에 부합이 되는 예시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10주가 지나고, 행복의 삶 수업은 끝났지만 계속해서 목사님과 감사의 나눔을 하며, 저는 아직도 행복한 삶의 연장선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