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삶 첫 시간에는 예수님을 믿은 후 어떻게 신앙 성장을 경험했는지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질문을 나눌 때마다 저는 몇 가지 중요한 영향을 떠올리곤 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새벽기도입니다.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4~5학년 즈음에 새벽기도를 다니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선배 목사님들의 영향입니다. 전도사와 강도사 시절 오세택 목사님으로부터 목회자의 사역 자세를, 가정교회를 시작한 최영기 목사님으로부터는 교회가 무엇이며 그 교회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확신의 삶 시간에 한 목자가 자신의 신앙은 사역을 통해 자랐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으며 한 가지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평소에는 크게 의식하지 못했지만, 저 역시 사역을 통해 많은 신앙적 유익을 얻으며 성장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는 시골의 작은 교회였습니다. 재정적인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담임목사님을 모시지 못했고, 대부분 신학교에 다니는 전도사님들이 교회를 맡아 섬기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주일 낮 예배와 주일 밤 예배, 그리고 수요예배가 정기적으로 있었습니다. 주일 낮 예배는 전도사님이 인도했지만, 수요일에는 신학교 수업 때문에 교회에 오실 수 없었기에 주일학교 교사들이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수요일이면 친구들과 저는 예배 한 시간 전쯤 교회에 모였습니다. 진동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썰매를 타거나 여러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면 교회 종을 치며 사람들에게 예배 시간을 알렸는데, 그 일은 대부분 제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교사 선생님들이 밭이나 산에서 일하시다가 예배 인도 순서를 잊어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5시가 넘어도 선생님이 오시지 않는 것이 확실해지면 누군가는 예배를 인도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저에게 예배를 인도할 것을 요청했는데 그때가 5학년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찬송가를 한 장 부르고, 기도하고, 강단상에 앉아 있던 성경을 펴서 읽고, 나름대로 설교를 했습니다. 지금 와서 무슨 내용을 설교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미 그때부터 저를 조금씩 훈련시키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등부에 올라간 후에는 주일학교 보조교사로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을 도우며 여러 일을 맡았는데, 특히 주일학교가 끝나면 그날의 활동을 정리하여 보고하는 서기 역할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교회 안에서 섬길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제가 되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사역은 역시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성도들을 위해 일일이 기도하고,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설교를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말씀을 적용하며 순종하려고 애쓰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더 깊이 알게 됐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한 순간들은 대부분 사역의 현장이었습니다. 사역 가운데 하나님을 살아 계심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성도들의 문제를 놓고 함께 기도될 때 하나님께서 길을 여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막막해 보이던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았고,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시고 무엇을 싫어하시는지도 조금씩 배워 왔습니다. 어떤 때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게으름을 피우기도 했지만 목회자로서 매주 맡은 교회 사역을 해야 했는데 이것이 신앙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