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주님께서 친히 명하신 두 가지 거룩한 예식을 지켜 행합니다. 하나는 세례, 다른 하나는 성찬입니다. 우리 제일교회에서는 세례식은 신청하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매달 첫째 주일에, 성찬식은 부활주일과 종교개혁기념주일에 거행합니다. 성찬예배는 모든 분이 함께 드릴 수 있지만, 성찬 예식에서 떡을 먹고 잔을 마시는 일은 세례 받은 성도들만 참여합니다. 그 이유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성경에는 “세례 받은 사람만 성찬에 참여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구절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독교 교단에서 세례 받은 성도들만 성찬에 참여하도록 하는 이유는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초대교회의 전통에 근거한 신학적 이해 때문입니다. 성찬에서 떡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 잔은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합니다. 떡을 먹고 잔을 마신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었다는 신앙의 고백을 의미합니다.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로 믿고 그분과 연합했음을 공적으로 고백하고 인정받는 예식입니다. 따라서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연합된 사람이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신앙의 일관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례는 신앙을 고백한 개인이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들어오는 예식입니다.

반면, 성찬은 그 공동체의 일원이 된 성도들이 함께 먹고 마시며 교제하는 가족의 식사입니다. 바울은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가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모두 그 한 덩이 빵을 함께 나누어 먹기 때문입니다.”(고전 10:17)라고 말했습니다. 성찬은 개인의 경건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 형제자매가 한 가족임을 확인하는 공동체적 은혜의 자리입니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세례 받은 성도들이 한 떡과 한 잔을 나누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가족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성찬은 또한 새 언약의 백성으로 부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자리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다”(눅 22: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례를 통해 우리는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렘 31:33)는 언약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므로 성찬은 그 언약을 기억하고 새롭게 하는 시간이며, 그 언약을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인 세례 받은 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성찬은 세례 받은 성도라 할지라도 회개 없는 마음으로는 참여할 수 없는 예식입니다. 바울은 “각 사람은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 떡을 먹고 잔을 마시라”(고전 11:28)고 권면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자라도 성찬에 참여하기 전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의 마음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성찬은 사죄의 은총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며, 새로운 헌신과 결단으로 신앙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은혜의 자리가 됩니다.

과거 우리 교회에서는 “세례를 받지 않았더라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허락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과거 우리교회 전통상 세례식이 1년에 한두 번만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을 믿고 신앙을 고백하지만 학생들의 경우 코업이나 일정 문제로 세례를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매월 첫째 주일마다 세례식을 진행하고 있어, 언제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예수님을 믿지 않거나, 공동체 앞에서 신앙을 고백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볼 수 있기에 세례를 받은 분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만, 어린 자녀들처럼 스스로 신앙을 고백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부모의 판단과 지도 아래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이는 부모의 신앙 안에서 자녀가 자라가며 앞으로 세례를 받을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세례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시작이며, 성찬은 그 가족이 함께 나누는 감사와 교제의 식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분이라면 가능한 한 속히 세례를 받길 권면 드립니다. 내년 부활절 성찬식에는 제일교회에 등록한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그분의 살과 피를 나누며 참된 가족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성찬을 통해 우리 교회가 더욱 하나 되고, 감사와 감격으로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참여하며, 그분의 다시 오심을 세상에 전하는 복된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