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누군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자연스럽게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선한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안타깝게도 때로는 인사치레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기도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도 기대하지 않게 된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 우리 자신도 잊어버리고 기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기도하겠다고 말하고 하지 않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언약에 신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구약과 신약이라고 할 때의 ‘약’도 바로 ‘약속’을 뜻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 속한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우리 역시 약속에 신실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안식월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 7월 첫째 주일, 저는 성도님들께 말씀드렸습니다. “기도 제목을 보내주시면 제 개인 기도 시간에 기도하겠습니다.” 실제로 스무 분이 기도 제목을 제출해 주셨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그 기도제목을 갖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간단한 표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가장 왼쪽에는 기도를 부탁하신 분의 성함을 적고, 그 다음에는 기도 시작 날짜와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기록합니다. 마지막 칸에는 응답받은 결과와 날짜를 적습니다. 감사하게도 벌써 몇 건의 응답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있습니다. “기도하겠다”라고 말하면 반드시 기도합니다. 만약 기도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아예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도를 부탁받았을 때는 그 자리에서 함께 기도하거나, 여건이 되지 않으면 자리를 옮긴 후 반드시 기도합니다.
카톡방에서 기도 요청이 올라올 때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합니다. 계속 기도가 필요한 중요한 제목이라면 “기도하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일정 기간 기도합니다. 하지만 긴급한 제목이거나 그렇게 중요한 기도제목이 아니라면 간단히 “기도합니다”라고 답글을 남기면서 즉시 그 자리에서 기도합니다. 혹시 약속해놓고 잊어버릴까 봐서입니다.
기도 제목을 제출해 주신 분들께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요청하신 기도 가운데 이미 응답이 이루어진 것이 있다면, 꼭 그 결과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응답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도하는 저에게 큰 기쁨이 됩니다. 또한 기도한 제목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그 기도의 결과를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앞으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기도제목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미 응답된 기도 제목으로 더 이상 기도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는데도 같은 제목으로 계속 요청한다면,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상하게 여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