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생명의 삶’ 성령편에서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 5:18) 말씀을 통해, 잠깐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그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하여 수업에 참석하셨던 분들에게 글로 나누면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이 주제는 우리 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들어도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칼럼을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죄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셔서 잔치 자리에 있는 이들이 마시게 하신 일, 그리고 성찬에서도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주신 사실만 보아도 술 그 자체가 죄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 기독교에서는 ‘금주’를 중요한 신앙 실천으로 가르쳐 왔습니다. 이는 한국 교회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초기 선교사들이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사회는 술과 담배 문화로 인해 심각하게 병들어 있었습니다. 술 취함으로 인한 가정 폭력, 음행, 재산 탕진, 중독 문제로 가정이 무너지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에 선교사들과 초기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건강한 사회를 세우기 위한 구국운동의 차원에서 금연과 금주를 선언했고, 이것은 한국 교회 정체성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에서 그리스도인이 술을 마신다는 것은 곧 신앙의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심지어 사회에서는 그리스도인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권하거나 강요하는 일도 있습니다. 저 역시 군 복무 시절, 제 신앙을 알고 일부러 술을 권하며 시험하는 선임들이 있었는데, 위협에도 끝까지 마시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하며 이후에는 술자리에서 저를 배려해 준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아닌 캐나다 워터루에서는 술을 마셔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마시는 것이 죄라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덕을 세우기 위해 가능하면 마시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을 세운다는 것은 단순한 금욕을 넘어, 내 행동이 다른 사람의 믿음과 공동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고민하는 신앙적 선택입니다.

비록 문화적 차이는 있을지라도, 여전히 술과 담배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믿음이 약한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공공장소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제 개인의 자유보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의 유익을 선택하는 것이 더 값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상당수는 알코올 의존 경험이 있거나, 중독 성향을 가진 환경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에는 과거의 삶과 분명한 단절이 필요하지만, 술은 그 연결고리를 쉽게 끊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요소입니다. 특히 새신자에게 교회는 마지막까지 술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신뢰하는 믿음의 선배가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마신다면 “끊어야 한다”는 동기가 약해지고 과거의 습관을 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의 최영기 목사님은 이러한 이유로 목자·목녀들이 공공장소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는 것을 금했고, 목장 식구가 VIP들을 데리고 술을 마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경고하고, 그래도 계속하면 교회를 떠나도록 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정 폭력센터에서 일하는 아내의 경험에 따르면, 가정 내 갈등과 폭력의 상당수가 술과 직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술로 인해 관계가 무너지고, 가정이 해체되며, 삶이 파괴되는 현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게 됩니다. 이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그렇기에 술을 멀리하는 것은 단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가정을 지키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영적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저는 그리스도인 부부가 기념일에 조용히 와인 한 두 잔을 나누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동체의 유익, 연약한 자의 믿음, 덕을 세우는 선택이라는 더 큰 관점에서 본다면 교회 모임이나 신앙 공동체의 자리에서는 술을 삼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자유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믿음을 세우고 공동체의 유익을 끼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술을 멀리하고 성령 충만함을 선택함으로, 더욱 즐겁고 능력 있는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이 되길 권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