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월 23일, 김양순 권사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권사님을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많은 분들이 모르실 것 같아 권사님의 마지막 요양원에서의 삶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는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준 귀한 간증이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에서 권사님을 돌보던 한국인 간병인(PSW)의 말에 따르면, 권사님의 별세 소식에 병원 관계자들이 모두 크게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죽음을 자주 접하는 이들에게 이는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권사님이 그곳에서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셨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권사님은 단순히 돌봄을 받는 환자가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빛과 선한 영향력을 나누어 주신 분이었습니다. 권사님은 병원이라는 공간을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셨습니다.

권사님은 파킨슨병의 고통 속에서도 늘 감사하셨습니다.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좌절과 불편함 속에서도 불평 대신 감사의 제목을 찾으셨습니다. 낯선 캐나다 요양병원 생활, 익숙지 않은 언어 환경조차도 하나님께 감사의 제목으로 고백하셨습니다. 요양원 입소가 빨리 허락된 것, 한국어가 가능한 간병인을 만나게 하신 것까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제가 요양원에 계신 권사님을 찾아 뵐 때마다 가슴 깊이 느낀 것은, 권사님께서 자신의 고통 속에서도 결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시며, 이 땅에서 주어진 생명을 하나님의 귀한 선물로 여기며 감사의 삶을 사셨습니다.

많은 이들이 어려움이 닥치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권사님은 그 대신 “지금 이 순간, 무엇을 감사할 수 있을까?”를 묻고 실천하셨습니다. 권사님은 이 땅의 삶이 영원한 삶의 전부가 아니라 잠시 머무는 여정임을 분명히 아셨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고통이 영원의 관점에서는 “잠시 받는 가벼운 환난”(고후 4:17)임을 믿으셨고, 하루하루를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바로 그 영원을 향한 소망이 권사님으로 하여금 끝까지 감사의 태도를 지니게 한 힘이었습니다.

권사님은 병문안을 온 이들이 가져온 작은 간식도 다른 분들과 기쁘게 나누셨습니다. 몸이 불편하셨지만 예배를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고, 찬양대원으로 섬기는 기쁨을 누리셨습니다. 또한 간병인과 직원들에게 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권사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힘겹더라도 스스로 하려 애쓰셨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까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한 번은 한밤중에 간병인을 부르면 폐가 될까 염려하셔서 혼자 화장실을 가시다 넘어져 다치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는 깊은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자신의 필요보다 다른 사람의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 마음 뒤에 있는 따뜻한 배려와 섬김의 정신은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권사님은 미소와 인사로 병원의 분위기를 환하게 밝히셨습니다. 고통을 겪으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무거움 대신 긍정과 위로를 나누려 하셨습니다.

교회를 다녀본 적 없는 한국인 간병인의 영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셨고, 따님에게 그녀를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권사님은 자신을 돌보는 간병인을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녀의 영혼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시고, 그녀가 예수님을 만나기를 간절히 소망하셨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따님이 속한 부다페스트 목장 식구들까지 함께 그 간병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권사님의 기도는 혼자만의 기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교회 공동체의 아름다운 기도로 확장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마음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계시기에 시간의 여유가 있으실 것 같아, 저는 교회 사역의 기도제목과 함께 제 개인적인 기도제목도 부탁드렸습니다. 권사님은 기쁘게 받아주시며 늘 기도해 주셨습니다. 한 번씩 찾아 뵐 때마다 기도제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따뜻하게 물어보셨는데, 그것을 통해 권사님께서 진심으로 저를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 안식월을 두고 기도해 주셨는데, 그 기도가 제 삶과 사역의 여정에 실제로 선한 영향을 끼쳤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사님의 마지막 삶은 돌봄을 받는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간증입니다. 섬김은 항상 능력 있는 자가 능력 없는 자를 돕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약한 자리에서도, 받는 자리에서도, 긍정적인 태도와 깊은 감사함, 그리고 중보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권사님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 품에 편히 안기셨지만, 벌써 권사님이 그리워집니다. 권사님의 삶을 통해 보여주신 그 따뜻한 사랑과 섬김, 그리고 변함없는 믿음을 기억하며, 저 또한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